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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복잡한 세상을 떠나 힐링

by 다소녕 2022. 1. 26.

1. 각박한 세상 속에서 지쳐버린 혜원

리틀 포레스트 영화의 주인공인 혜원(김태리 역)은 대한민국의 여느 2030세대와 같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직 취직을 하지 못한 혜원은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었고,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남자친구도 있었습니다. 이미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지만 어떻게든 돈도 벌고 임용고시도 합격해서 취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돌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혜원이지만 결국 임용고시에서 낙방을 하게 되었고, 임용고시에 합격한 남자친구를 보며 우울함에 빠져 있다가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달래야겠다는 생각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어릴 적 함께 살았던 집이지만, 이미 엄마는 자신의 삶을 찾아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나 있었고 집은 빈집이었습니다. 대신 그곳에서 혜원은 어릴 적 고향 친구였던 재하(류준열 역)와 은숙(문소리 역)을 만나게 됩니다. 재하는 혜원과 같이 서울로 상경하여 취직하고 일을 하다가 가슴이 두근대는 일을 하고 싶어 고향으로 돌아와 농장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숙은 고향에 남아 농협에 취직하여 은행원으로 일을 하고 있었지만, 혜원이나 재하와는 반대로 언제든지 기회만 있다면 서울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2. 엄마의 품 속에서 되찾은 마음의 여유

비록 엄마는 이미 집을 떠나 있었지만 엄마를 떠올리고 싶었던 혜원은 엄마가 자신이 어릴 적 해줬던 요리를 통해 엄마를 떠올리게 됩니다. 재하의 농장에서 농사 일을 함께 하거나 자신의 집 앞에 있는 텃밭에서 농작물을 키우고, 자신이 직접 농사 지은 계절별 농산물로 음식을 해 먹게 됩니다. 시루떡, 막걸리, 크림 브륄레 등 엄마가 어릴 적 자신에게 해줬던 요리를 하며 엄마를 떠올렸고, 이를 다시 재하와 은숙과 나눠먹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혜원은 말로는 매일 시골을 떠나 서울로 가겠다고 하면서도 고향 집을 떠나지 못하고 이러한 일상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그렇게 고향에서 엄마를 떠올리며 지내던 혜원은, 처마에 걸어둔 곶감이 잘 익은 어느 날 서울로 돌아가게 되고, 은숙과 재하는 고향에 그대로 남아 혜원의 집과 동물들과 밭을 맡아 관리하게 됩니다. 그렇게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혜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봄이 되어 마치 서울생활을 정리한 듯이 캐리어를 끌고 고향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문이 활짝 열린 고향 집을 마주하며 활짝 웃는 혜원의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하게 됩니다.

3. 총평 

리틀 포레스트는 엄마가 해주던 음식을 해먹으며 힐링을 하는 혜원의 모습을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힐링을 느끼게 합니다. 사실 영화의 대부분은 혜원이 요리를 하며 나레이션을 하는 모습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모습인데도 사실 혜원의 모습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의 여유를 느끼게 됩니다. 아마 먹음직스럽게 묘사되는 음식을 혜원이 행복한 표정으로 요리하고 친구들과 나눠먹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모르게 마음의 허기가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 사회는 2030세대인 청년들에게 바쁘게 움직일 것을 주문합니다. 경쟁 사회 속에서 도태되면 패배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얼른 취직하고 돈을 벌고 스스로를 발전시킬 것을 주문합니다. 삶에 더욱 중요한 가치들이 있음에도 그러한 가치들을 잊고 취직, 성공, 돈과 같은 가치들에만 집중하게 만듭니다. 그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우리의 삶에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는 작지만 큰 의미가 있는 쉼표를 찍어주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내가 최선을 다 했음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라며 고민하는 시기가 오게 됩니다. 그럴때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채찍질하기 보다는, 가끔 영화 속 혜원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좋고 하고 싶었던 것들도 하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잠시 도태되고 뒤쳐진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더욱 중요한 삶의 가치를 찾고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화 속 혜원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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